종교와진실

아일랜드 성직자·수녀, 보호시설 학생 강간·상습 폭행

아이유 IU 2009. 5. 22. 17:39

아일랜드 성직자·수녀, 보호시설 학생 강간·상습 폭행
심은정1기자 fearles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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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가 가톨릭아동 보호 시설들의 상습적인 아동 학대 및 성추행 파문으로 충격에 빠졌다.

아일랜드 정부 아동학대 조사위원회는 20일 9년간에 걸쳐 작성한 2600쪽짜리 보고서 공개를 통해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기관 250여개를 조사한 결과, 아동들이 교회 관계자 또는 내부 상급 학생들로부터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하거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특히 남자 직업학교들에서는 자의적으로 과도한 체벌이 계속돼 아동들이 내일은 누구에게 맞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떨며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학생 시설에서 소년들은 성희롱, 강간 등 성적 학대에 시달렸다. 수녀회가 운영하는 시설의 여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성적 학대는 덜 겪은 반면, 구타와 모욕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조사는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당시 경범죄자, 무단 결석자, 미혼모, 문제 가정의 아이들 등 3만여명의 교육을 담당했던 가톨릭계 직업전문학교, 고아원, 합숙소 등을 대상으로 했다. 보고서는 이들 기관에 소속됐던 학생들과 성직자, 수녀 등 관계자들의 증언을 참고로 작성됐다.

교회가 아동들을 집단적, 상습적으로 학대했다는 점에서 최근 잇단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파문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 가톨릭 교회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션 브레디 아일랜드 추기경은 “하나님의 이름 아래서 더 보호받아야 할 아동들이 끔찍한 방식으로 학대당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교황청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희생자들은 보고서에 아동 학대를 자행한 관계자들의 이름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용이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아동학대 생존자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존 켈리는 “당시 학생들은 수감자나 노예 취급을 받았다. 이번 보고서 발표로 희생자들이 작은 위로를 받았을 뿐이다. 정부는 왜 이들을 가족들과 생이별시키고 가톨릭 기관들에 보냈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일랜드는 그동안 1만2000여명의 희생자들에게 평균 6만5000유로(약 1억1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단 보상금은 국가나 교회를 대상으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포기 각서를 써야 지불된다. 수백만명의 희생자들은 이런 조건에 반대해 법적 소송을 진행해왔다. 아일랜드 정부는 보고서의 제안을 검토해 위로비를 세우거나 희생자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아동 보호 시설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5-21